좋아하는 일

 21년 FW 시즌을 나의 파트너와 최대한 열심히 준비를 했다.

아무래도 주력 상품이 SS시즌 상품이다 보니 FW 시즌에 영업이익을 발생시키기란 여간 쉽지 않다.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브랜드 가치가 높을수록 지속거래 가능한 거래처 발굴과 공급률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외형 매출 규모와 새로운 신상품과 이월상품을 적절하게 머천다이징을 해야 한다.

때로는 이벤트와 묶음상품으로 판촉을 높여야 할 때도 있다.

새로운 경쟁상대도 진입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도 넘쳐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을 때에는 항상 '신속'한 속도전이 생명이다.

하지만 혼자서 하다 보니 여간 쉽지 않다.

나에게 속도전은 대기업에겐 열심히 일하는 한 매니저나 직원의 업무 중 하나일 뿐일 테니까...

 

 

 

내가 지금 월 매출 1억 규모를 만들어도 불안한 이유는, 나만의 브랜드나 아이템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데이터 기반으로 정보를 재생산하는 유통업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살얼음판은 걷는 기분이랄까...

내가 제 아무리 공부를 한다 하더라도 업계에 깊숙이 몸 담고 계시는 매니저들의 생생한 현장 정보를 따라잡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많은 것을 공부를 해야 된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이타심으로 거래처에게 더 잘되는 방법을 먼저 생각했다.

마진이 남지 않아도 외형 매출과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어필과 상품을 구매하려면 어쩔 수 없이 자주 마주치다 보니 정이 쌓여갔다.

내가 30살을 기점으로 돈이 아닌 사람의 기준으로 모든 관점을 바꾸고 나서 정말이지 선한 영향력이 발생하였고, 그 작은 성공으로 사업은 모두 인문학적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철학자 중 최 진석 교수님이 노자 강의에서 한 말씀이 있다.

인문학을 전공하려는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데, 오히려 기업가들이 인문학을 배우려고 한다고...

그들이 이상적으로 꾀죄죄한 철학자를 돕고자 하는 아주 아름다운 생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배운다고...

기업가의 의사결정은 회사의 생존이 달려 있기 때문에 경계에 서서(어디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야성이 도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딱 보면 알 수 있는 빠른 의사결정을 한다고 했다.

 

나는 사람을 통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게 인문학이고 인문학은 문학, 철학, 사학을 포함한다.

 

나는 30살이 먹도록 타인에 의한 열심히 아닌 자기 주도적인 열정을 가졌을 때가 기억난다.

바로 중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선수까지 생각했던 농구였다.

이때는 거의 무아지경 몰입하게 된 시기였다. 

그 몰입은 행복을 가져다주었고 그냥 좋아서 그냥 하게 된 순간이었다.

 

그 이후로는 자기 주도적인 몰입에 빠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20대 후로는 모든 것이 돈으로 직결된 열심히였고 단지 성공이라는 동기부여를 채우기 위한 타인으로써의 삶이었다.

나는 항상 죽음을 의식하기에 타인을 위한 삶은 '죽은 삶'이라고 정의할 정도다.

 

그렇다고 이타심과 타인의 위한 삶은 다르다.

이러한 통찰력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롤스로이스를 몰고 파텍필립을 손목에 차고 마린시티 아이파크 팬트하우스에 거주하며,

마음만 먹으면 드나들 수 있는 5성급 호텔 호캉스를 즐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나는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기업을 하고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전문적인 지식보다 인문학적 통찰이 훨씬 더 중요하고 크다는 것을 믿는다.

그렇기에 저절로 무소유가 되는 것 같다.

목계지덕에서 성인이란,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더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사사로운 물건은 아무리 값비싸더라도 물건이라고 외칠 수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요즘은 물건에 대한 욕심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고 오히려 책과 인문학적 사유를 넓힐 수 있는 경험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나는 확신한다.

철학적 사유가 깊은 직원이 많을수록 대한민국 국민성이 높아질 것이며, 이는 더욱 청렴한 정치를 만들도록 참여하게 되며, 결국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나 역시 항상 죽음을 의식하며 철학적 사유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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